자동화를 맡긴 업체와 연락이 끊기면 우리 시스템은 어떻게 되나

견적읽는 데 3분

자동화를 맡길 때 대부분 이런 것을 확인합니다. 견적, 기간, 어디까지 만들어주는지.

정작 안 물어보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거 만들어주신 다음에, 연락이 안 되면 저희는 어떻게 되나요?"

물어보기 껄끄러운 질문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답이 없으면 매달 나가는 돈이 인질이 됩니다.

계정 누구 이름으로 데이터 어디에 쌓이나 만든 것 소스·설정 고치는 법 문서로 있나
네 칸이 전부 우리 것이면 업체가 바뀌어도 시스템은 그대로 돕니다. 하나라도 비면 그 칸이 발목을 잡습니다

1. 계정이 누구 이름으로 열려 있나

가장 자주 걸리는 곳입니다. 자동화에는 대개 여러 서비스 계정이 붙습니다. 메일 발송, 문자 발송,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같은 것들입니다.

이 계정들이 업체 이름으로 열려 있으면, 업체와 연락이 끊긴 순간 다음이 한꺼번에 옵니다.

  • 결제 카드가 업체 것이라 갱신이 안 되면 서비스가 멈춥니다
  • 비밀번호를 모르니 설정을 못 바꿉니다
  •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못 꺼냅니다

계약서에 적을 문장은 하나면 됩니다. "본 과업에 사용되는 모든 외부 서비스 계정은 발주사 명의로 개설한다."

2. 데이터가 어디에 쌓이는지

우리 업무 데이터가 업체가 만든 시스템 안에만 있으면, 그 시스템이 멈추는 날 데이터도 같이 멈춥니다.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질문나쁜 답좋은 답
데이터가 어디 있나"저희 서버에요""귀사 계정의 OOO에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꺼낼 수 있나"요청 주시면 보내드려요""이 화면에서 엑셀로 받으시면 됩니다"

오른쪽 칸이 중요합니다. 사람을 거쳐야 꺼낼 수 있으면 그건 우리 데이터가 아닙니다.

3. 만든 것을 넘겨받았나

코드나 설정을 실제로 받아두셔야 합니다. 다만 여기엔 현실적인 함정이 있습니다.

소스를 받아도 읽을 사람이 없으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중소기업에 개발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파일을 받아두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못 합니다.

그래서 받아야 하는 것은 소스만이 아닙니다.

소스 파일만 읽을 사람 없음 + 실행 방법 어디서 어떻게 도나 + 변경 방법 뭘 바꾸면 뭐가 바뀌나 다른 업체가 이어받을 수 있음
목표는 우리가 직접 고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업체가 처음부터 다시 만들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인 목표는 "우리가 고칠 수 있다"가 아니라 "다음 사람이 이어받을 수 있다"입니다. 이 둘은 요구 수준이 완전히 다릅니다. 앞은 사내 개발자가 필요하고, 뒤는 문서만 있으면 됩니다.

4. 리테이너와 인질은 다릅니다

매달 유지보수비를 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손이 계속 가는 일이면 정당한 비용입니다.

문제는 안 내면 멈추는 구조입니다. 구분은 간단합니다.

  • 리테이너: 돈을 안 내면 개선과 대응이 멈춘다. 시스템은 계속 돈다
  • 인질: 돈을 안 내면 시스템이 멈춘다

계약 전에 이 질문 하나면 갈립니다. "유지보수 계약을 종료하면 지금 도는 것은 어떻게 되나요?"

"그럼 못 쓰시죠"라는 답이 오면, 그건 유지보수 계약이 아니라 사용료입니다.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렇게 알고 계약하시는 것과 모르고 하시는 것은 다릅니다.

계약 전에 물어볼 네 가지

그대로 물어보셔도 됩니다.

  1. "사용하는 계정은 저희 명의로 열어주시나요?"
  2. "데이터를 저희가 직접 꺼낼 수 있는 화면이 있나요?"
  3. "납품물에 실행 방법과 변경 방법 문서가 포함되나요?"
  4. "유지보수를 종료하면 지금 도는 것은 계속 도나요?"

네 가지에 막힘없이 답하는 곳이면 나머지도 대체로 괜찮습니다. 답을 흐리는 곳이면 견적이 싸도 그 차액은 나중에 돌려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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