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요구사항인데 견적이 150만원과 1,200만원으로 갈리는 이유
같은 설명을 하고 세 곳에서 견적을 받으면 이런 숫자가 나옵니다.
150만원 / 400만원 / 1,200만원
셋 다 거짓말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서로 다른 범위를 계산한 것뿐입니다. 문제는 견적서만 봐서는 그 차이가 안 보인다는 점입니다.
1. 범위의 끝을 서로 다르게 잡습니다
"주문 정리를 자동화해 주세요" 한 줄에 최소 세 가지 해석이 붙습니다.
- 받아 놓은 엑셀 파일을 변환해 주는 것까지
- 판매처에서 주문을 자동으로 가져오는 것까지
- 재고 차감과 정산 대사까지
뒤로 갈수록 붙는 것은 기능이 아니라 연동입니다. 그리고 비용의 대부분은 기능이 아니라 연동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견적을 비교하시기 전에 "이번에는 여기까지" 를 먼저 정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정하지 않으면 가장 좁게 해석한 곳이 가장 싸 보이고, 착수 후에 추가 비용이 붙습니다.
2. 예외를 몇 퍼센트까지 처리하는지가 다릅니다
이게 금액 차이의 두 번째 축이고, 견적서에는 거의 안 적힙니다.
흔한 경우만 처리하는 것과 예외까지 전부 처리하는 것은 다른 프로젝트입니다. 그런데 견적서에는 둘 다 "주문 정리 자동화"라고 적힙니다.
저희는 대개 80~90% 구간에서 멈추고 나머지는 사람이 확인하도록 설계합니다. 시간은 거의 다 줄어들면서 비용은 크게 낮아지고, 무엇보다 틀린 것을 조용히 처리하지 않습니다.
3. 납품 후 누가 고치는지가 다릅니다
자동화는 만든 다음에 반드시 손이 갑니다. 판매처가 양식을 바꾸고, 세법이 바뀌고, 담당자가 새 항목을 추가합니다.
| 방식 | 견적 |
|---|---|
| 바뀔 부분을 설정으로 빼서 담당자가 직접 고침 | 초기 비용에 포함 |
| 매번 업체에 요청 | 건당 청구 또는 월 유지보수비 |
후자가 처음에는 싸 보입니다. 그런데 1년이면 역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견적서에 유지보수 조건이 없으면 반드시 물어보셔야 합니다.
4. 우리 시스템에 들어와야 하는지가 다릅니다
업체가 회사 서버나 관리자 계정에 접근해야 하는 구조면, 견적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붙습니다. 권한 협의, 보안 검토, 사고 시 책임 범위, 담당자 대기 시간입니다.
파일을 주고받아 처리하는 구조로 끝낼 수 있다면 대개 그쪽이 싸고 빠릅니다. "우리 시스템에 접속해야 하나요?" 도 견적 비교의 기준이 됩니다.
견적서에서 확인할 네 문장
- 이번 범위의 끝이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그다음은 얼마인가)
- 자동으로 처리되지 않는 건은 어떻게 되는가
- 납품 후 양식이 바뀌면 누가 고치고 얼마인가
- 우리 시스템에 접속이 필요한가
이 네 가지가 견적서에 적혀 있으면 금액이 비교 가능해집니다. 적혀 있지 않으면 금액이 아니라 해석을 비교하고 있는 것입니다.
싼 견적이 나쁜 것도, 비싼 견적이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150만원짜리가 정확히 필요한 범위만 잡은 것일 수 있고, 1,200만원짜리가 지금 필요 없는 연동까지 넣은 것일 수 있습니다.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판단 기준은 금액이 아니라 "이 업체가 내 업무를 얼마나 들여다봤는가"입니다. 예외 케이스를 먼저 물어보는 곳, 범위의 끝을 문서로 못 박는 곳, 안 되는 것을 안 된다고 하는 곳이 대개 견적도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