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공고에 예산을 범위로 쓰면 생기는 일
외주 공고를 올릴 때 예산 칸에서 한참 멈춥니다. 얼마가 적정한지 모르니 범위로 씁니다.
예산: 1,000만 ~ 2,000만원
솔직한 표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쓰면 받게 되는 제안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1. 범위의 두 배 차이는 다른 프로젝트를 뜻합니다
1,000만과 2,000만은 2배입니다. 이 정도 차이면 같은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제안하는 쪽은 둘 중 하나를 고릅니다.
- 하한에 맞추면: 기능을 줄이고, 디자인을 최소화하고, 관리자 화면을 빼고, 테스트를 줄입니다
- 상한에 맞추면: 다 넣습니다
그리고 제안서에는 둘 다 "요청하신 내용을 구현합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무엇을 뺐는지는 잘 안 적습니다.
그래서 받아보시면 금액은 다른데 설명은 비슷합니다.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2. 범위를 좁히려면 세 가지만 정하면 됩니다
전부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셋이면 제안이 비교 가능해집니다.
| 정할 것 | 안 정하면 | 정하면 |
|---|---|---|
| 꼭 있어야 하는 기능 | 제안마다 기능 수가 다름 | 같은 목록으로 견적이 옴 |
| 디자인을 누가 하는가 | 금액 차이의 큰 몫 | 비교 대상에서 빠짐 |
| 첫 버전에 안 넣을 것 | 전부 넣은 견적만 옴 | 단계를 나눈 제안이 옴 |
세 번째가 가장 효과가 큽니다. "나중에 할 것"을 명시하면, 제안하는 쪽이 1차 범위를 좁혀서 견적을 냅니다. 그러면 금액이 내려가고 기간도 짧아집니다.
3. 우선순위 하나를 고르셔야 합니다
발주 플랫폼들이 "금액 / 일정 / 완성도 중 무엇이 1순위인가" 를 묻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셋을 동시에 만족하는 제안은 없습니다.
안 고르시면 제안하는 쪽이 대신 고릅니다. 그리고 그건 대개 그쪽에 편한 쪽입니다.
4. 그래도 범위를 써야 한다면
정말 모르시는 단계라면 범위 표기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쓰시면 훨씬 낫습니다.
나쁜 표기
예산: 1,000만 ~ 2,000만원
나은 표기
예산: 1,000만원 기준으로 제안 부탁드립니다. 범위를 넓히면 얼마가 되는지 함께 적어주세요.
기준점을 주고 증분을 묻는 방식입니다. 이러면 받은 제안을 나란히 놓을 수 있습니다. 기준 범위는 같고 추가분만 다르니까요.
5. 기간도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2~3개월"이라고 쓰면 금액과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기간에는 금액에 없는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검수와 수정에 걸리는 시간이 대개 빠져 있습니다. 개발이 2개월이어도, 확인하고 고치고 다시 확인하는 데 3~4주가 더 갑니다.
공고에 "검수 기간 포함 여부"를 명시하시면 제안서의 기간이 현실적으로 바뀝니다.
공고를 올리기 전에 정리할 것
- 꼭 있어야 하는 기능 목록 - 없으면 못 쓰는 것만
- 첫 버전에 안 넣을 것 - 이게 금액을 가장 크게 내립니다
- 디자인 담당 - 우리가 주는지, 만들어 달라는 건지
- 1순위 하나 - 금액인지 일정인지 완성도인지
- 기간에 검수가 포함인지
다섯 가지가 정리되면 예산을 범위로 쓰지 않아도 됩니다. 범위가 정해지면 금액은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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