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를 검토했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경우
자동화 상담을 하다 보면 할 수 있는데 지금은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안 되는 게 아닙니다. 지금 하면 돈은 쓰는데 효과가 안 나는 상황이 있습니다.
네 가지입니다.
1. 업무 규칙이 아직 안 정해진 경우
가장 흔합니다.
"거래처마다 좀 다른데요", "그건 담당자가 보고 정해요", "정해진 건 없고 그때그때 판단해요"
이런 답이 많이 나오면 자동화할 규칙 자체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때 자동화를 붙이면 두 가지 중 하나가 됩니다.
- 업체가 규칙을 대신 정합니다. 그러면 현장과 안 맞아 아무도 안 씁니다
- 예외가 절반을 넘습니다. 자동화율이 낮아 체감이 안 납니다
먼저 하실 것은 규칙을 글로 적어보는 것입니다. 최근 3개월 실제 처리 건을 훑으면서 "이럴 땐 이렇게" 를 문장으로 씁니다. 스무 줄쯤 적히면 그때가 시작할 때입니다.
2. 업무 자체가 곧 바뀔 예정인 경우
- 반년 뒤 새 ERP로 갈아탈 계획이 있다
- 채널을 정리하거나 새로 열 예정이다
- 조직 개편으로 담당이 바뀔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금 만든 것이 곧 쓸모없어집니다.
다만 전부 미루실 필요는 없습니다. 바뀌는 것과 안 바뀌는 것을 나누면 됩니다.
시스템이 바뀌어도 거래처 목록, 단가표, 과거 거래 기록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런 것부터 정리해 두면 새 시스템으로 갈 때 오히려 빨라집니다.
3. 지금 그 업무를 아무도 안 보고 있는 경우
도입 후에 볼 사람이 정해지지 않은 자동화는 조용히 멈춥니다.
"바쁘니까 자동화해서 신경 안 쓰게 하자"가 동기인 경우가 위험합니다. 자동화는 신경을 덜 쓰게 하지만 안 쓰게 하지는 못합니다.
월 1회라도 숫자를 볼 사람이 없으면, 몇 달 뒤 틀린 결과가 계속 나가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먼저 정하실 것은 담당자입니다. 그게 안 정해지면 도입을 미루시는 편이 낫습니다.
4. 빈도가 낮은 경우
월 1~2회 하는 업무는 대개 자동화 효과가 작습니다.
건당 세 시간이 걸려도 월 1회면 월 3시간입니다. 반면 건당 5분짜리를 하루 8번 하면 월 13시간입니다.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건당 시간 × 빈도」로 보셔야 합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빈도가 낮아도 틀리면 손해가 큰 업무는 자동화 가치가 있습니다. 세금 신고 자료, 정산 대사, 재고 실사 같은 것들입니다. 시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실수를 줄이는 쪽입니다.
그럼 언제 시작하면 되나
위 넷의 반대입니다.
| 조건 | 확인 방법 |
|---|---|
| 규칙이 정해져 있다 | 담당자가 아닌 사람이 규칙서만 보고 처리할 수 있다 |
| 당분간 안 바뀐다 | 향후 6개월 안에 시스템·조직 변경 계획이 없다 |
| 볼 사람이 있다 | 월 1회 숫자를 확인할 담당자가 정해져 있다 |
| 빈도가 높다 | 주 단위 이상 반복된다. 또는 틀리면 손해가 크다 |
넷 다 맞으면 지금이 좋은 시점입니다. 하나가 빠지면 그것부터 채우는 편이 빠릅니다.
미루는 동안 해두면 좋은 것
「나중에 하자」로 끝내지 마시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나 해두시면 됩니다.
- 시간을 재보십시오. 건당 몇 분, 월 몇 건인지. 나중에 효과를 증명할 근거가 됩니다
- 규칙을 적어보십시오. 스무 줄이면 충분합니다
- 기준 데이터를 정리해 두십시오. 거래처 목록, 단가표, 상품코드 매칭표
- 예외를 세어보십시오. 최근 3개월 중 평소와 달랐던 건이 몇 건인지
마지막 항목이 특히 유용합니다. 예외가 열 건 중 한둘이면 준비가 된 것이고, 절반이 넘으면 규칙 정리가 먼저입니다.
정리
- 미루는 것이 맞는 네 경우: 규칙 미정 / 곧 바뀔 예정 / 볼 사람 없음 / 빈도 낮음
- 자동화는 규칙을 실행하는 도구이지 규칙을 만드는 도구가 아닙니다
- 미루더라도 시간 재기 · 규칙 적기 · 기준 데이터 정리 · 예외 세기는 지금 해두시면 나중이 빨라집니다
- 빈도가 낮아도 틀리면 손해가 큰 업무는 예외입니다
자동화를 권하는 쪽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지금 아닌 것을 지금 하면, 그 회사에서 자동화는 한 번으로 끝납니다. 두 번째가 없어지는 것이 가장 큰 손해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지금 이 업무에 월 몇 시간이 들어가는지 계산해 보실 수 있습니다. 가입도 이메일도 필요 없습니다.